분류 전체보기12 [20분 글쓰기-3기]12일차 그림책, 언어의 숲을 걷다그림책을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한 지 어느덧 8년이 되어 간다.처음엔 그저 짧은 글에 울림을 담고 있는 문장들이 좋아서였다.그림책은 빠르게 읽히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는다.짧고 가볍지만, 결코 얕지 않은 이야기.그때는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그림책을 활용하는 방식도 바뀌었다.지금은 아이들을 상담하며 중요한 도구로 그림책을 자주 사용한다.때로는 말로 하기 어려운 감정을 이야기 대신 꺼내주는 열쇠가 되기도 하고,아이들 마음의 창을 조용히 두드려주는 매체가 되어준다.한 권의 그림책이 건네는 위로와 공감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최근에는 영어 원서 그림책을 읽고 있다.미국에 있는 나의 귀염둥이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영어공부를 시작했고,문법책 대신 그림책을 집어 들었다.문장을 분석하기보다 .. 2025. 7. 9. [20분 글쓰기-3기]11일차 스물스물, 연결되는 것들스티브 잡스는 리드 대학을 중퇴한 뒤에도 캠퍼스를 떠나지 않았다.그가 택한 건 학점도 남지 않는 캘리그래피 수업의 청강이었다.먹고살 길도 막막한 시절, 그는 그저 아름다운 글씨와 글꼴 디자인에 빠져들었다.당시에는 아무도 그 선택의 의미를 몰랐다.잡스 자신조차도.그러나 10년 뒤, 그는 매킨토시 컴퓨터를 설계하면서비트맵 폰트와 아름다운 타이포그래피를 적용했다.그래서 애플은 ‘예쁜 글씨체가 있는 컴퓨터’를 처음 세상에 내놓은 회사가 됐다.그는 말했다.“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 2025. 7. 6. [글쓰기 20분-3기]10일차 누구의 택배인가요?며칠 전부터 우리 집 현관 앞에는 정체불명의 택배가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했다.수령인 이름도, 연락처도 없는 택배였다.처음에는 누군가 실수로 잘못 보낸 줄 알았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낯선 택배는 하루 이틀 간격으로 계속 도착했다.주말 동안 여행을 다녀오고 돌아온 날, 현관 앞에 놓아뒀던 상자들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누가 가져간 건지, 택배를 가져간 사람이 수취인이 맞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다시 며칠이 지나 또 다른 택배가 도착했다.이쯤 되니 무언가 단순한 실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CCTV를 돌려볼까 하다가, 먼저 반송처리를 하고 현관문에는 조심스럽게 문구 하나를 붙였다.“허락 없이 택배를 보내지 말아 주세요.”그리고 그날 밤, 낯선 번호로 톡이 도착했다.첫째 딸의 친구라고 자신을.. 2025. 7. 5. [글쓰기 20분-3기]9일차 어제는 히스토리, 오늘은 선물"어제는 히스토리, 내일은 미스테리, 오늘은 선물이니 지금을 즐기렴.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익숙한 문장인데, 이상하게도 오늘 따라 오래 머문다.화상을 입고도 100세가 넘도록 살아낸 한 할아버지가 영상 속에서 전하던 말.짧은 영상이었지만 긴 여운이 남았다.사실 나는 아직도 '그날'에 머물러 있다.그리고 특히 여름이면 더 또렷하게 그날이 떠오른다.그날은 분명히 지나갔고 나는 여기에 있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그 여름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는 것만 같다.그날은 내 히스토리인데, 나는 여전히 그 기억 속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걸 알지만, 나는 때때로 과거를 잊고 있는 미래를 상상하며 오늘을 흘려보낸다.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2025. 7. 4.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