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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글쓰기-3기]7일차

by 루나79 2025. 7. 1.

작은 손, 큰 바람

20분 글쓰기 챌린지-7일째
[20분 글쓰기-3기]7일차

아침부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분주히 외출에 나섰다.
내가 활동하는 봉사단체에서 11월에 예정된 전국 단위 행사를 위해 답사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방문지는 왜관수도원이었다. 이곳은 베네딕도회가 관리하는 수도원으로, 원래 그 뿌리는 북한의 덕원교구에 있다. 한국전쟁 당시 남하하면서 지금의 왜관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20대 시절, 나는 이곳에서 수도원 체험을 한 적이 있다.
수도원의 정신은 “기도하고 일하라.”이다. 
말 그대로였다. 2박 3일간의 체험 동안 나는 열심히 기도했고 또 열심히 일했다. 한여름의 노동은 고되고 땀도 많았지만, 그만큼 마음은 경건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번 행사의 핵심 일정이 이곳에서 진행되기에 수도원장님을 만나 인사를 드렸고, 함께 간 담당 수녀님의 탁월한 영업(?)실력 덕분에 무사히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날은 무척 더웠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 즐겁고 힘이 된다.
요즘 나는 이 모임에 마음을 많이 두고 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활동하는 이 단체는 대구라는 지역적 특수성 탓에 때때로 외부의 오해와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모임이 참 좋다. 이들이 가진 선한 영향력이 결국 우리 사회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몇 년째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최근의 이스라엘-이란 분쟁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전쟁이 여전히 ‘종결되지 않은 상태’인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그 아픔은 더욱 선명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한다.
우리나라를 위해, 세계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부푼 희망을 품고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디딘 북향민들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뿐일지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이 작은 움직임이 나비효과가 되어 진정한 평화가 세상에 스며들기를 믿는다. 아주 작은 기도 하나가 언젠가 거대한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