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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20분-3기]8일차

by 루나79 2025. 7. 2.

[글쓰기 20분-3기] 8일차
[글쓰기 20분-3기] 8일차

최근 ‘우리 영화’라는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
죽음을 앞둔 시한부 여배우가 실제로 시한부 주인공이 되어 생의 마지막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설정만 보면 흔한 멜로드라마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연출이 무척 단정하고 담백하다. 억지 눈물도 불필요한 자극도 없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남궁민과 전여빈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점이 이 드라마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둘은 말보다 눈빛으로 감정을 주고받고 흔들리는 마음을 조용히 표현해 낸다. 격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함께 무너지는 과정을 견디는 동행처럼 느껴진다.

"죽어가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이 드라마는 그 질문을 안고 천천히 걸어간다.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의심하고 또 믿으려 한다.

아직 드라마는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다.
4개월의 시한부 설정을 알고 있기에 나는 여주인공이 마지막까지 살아남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생존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내는가’에 더 가깝다.
남은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마주하고, 누군가의 곁에 어떻게 머무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그래서일까.
보는 내내 마음 한쪽이 저릿한데도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드라마지만 내 일상과도 조용히 닿아 있다.

주인공 외에도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 사랑들은 우리의 사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기대가 된다. 우리 모두 누군가를 곁에 두고 있지만 그것이 정말 사랑인지 확신하지 못할 때가 있다.

나도 그렇다.

나는 누군가의 곁을 지킬 준비가 되었는지 누군가의 마지막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 조용히 나 자신에게 묻게 되는 시간이다.